한울 이야기 · 48 / 50
돌아보면 나는 어디를 가도, 사람을 위에서 빨아먹는 구조에 몸을 못 담갔다. 다단계 이사가 되어서도 아랫사람이 힘들어하면 내 월급을 쪼개 나눠줬다. 그럴 자리에 있어도 손이 자꾸 아래로 내려갔다.
그 자리에서도 끝내 못 놓은 믿음 하나가 있었다. 사람이 보석이라는 믿음.
지금 생각하면 그게 내 재능이자 병이었다. 그 믿음으로 나는 매번 손을 내밀었고, 매번 그 내민 손을 잡힌 채 끌려 내려갔다. 급소는 늘 열려 있었고, 나는 그걸 닫는 법을 몰랐다.
아니, 닫고 싶지 않았던 건지도 모른다. 그 믿음까지 버리면, 내가 나 같지 않을 것 같아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