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울 이야기 · 46 / 50
몸으로 반년을 모은 사천만 원을, 주식을 하는 형님에게 맡겼다. 다 잃었다.
형님은 말했다. "다 잃었는데, 어떻게 돈을 주니."
그 말을 듣던 밤, 나는 오래 앉아 있었다. 화가 나기보다, 이상하게 익숙했다.
그게 제일 무서웠다. 사기를 당하는 게 무서운 게 아니라, 사기를 당하는 일이 익숙해진 내가 무서웠다.
반년을 몸으로 모은 돈이었다. 무거운 돈이었다. 그 무거운 돈을 나는 또 남의 판 위에 올려놓았다.
그 밤에 나는 처음으로, 문제가 저 사람들 쪽이 아니라 내 쪽에 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