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울 이야기 · 40 / 50
고2 실습 중에 오토바이 사고로 죽을 뻔했다. 아프리카에서는 말라리아에 세 번 걸렸고, 세 번째엔 정말 죽는 줄 알았다. 살면서 죽다 살아난 게 여러 번인데, 그게 다 그중 하나씩이었다.
그리고 그 겨울, 나는 빌딩 계단에서 무릎을 안고 잤다. 그건 죽을 고비라고 부를 것도 못 된다. 그냥 추웠다. 그런데도 나는 그 겨울을 앞의 것들과 같은 서랍에 넣어둔다.
이상하리만치 자주, 나는 문턱까지 갔다가 밀려 돌아왔다. 마치 뭔가가 "아직 아니다"라고 나를 자꾸 되돌려 보내는 것처럼.
되돌려 보내진 사람은 이상한 빚을 진다. 아직 아니라면, 언제가 이제인가.
그 물음에 답을 못 한 채로, 나는 또 일어섰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