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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울 이야기 · 39 / 50

여기가 바닥이면

한겨울, 빌딩 계단에서 무릎을 안고 자면서, 나는 이상하게도 스스로를 그렇게 원망하지는 않았던 것 같다.

그냥, 여기가 바닥이면 이제 올라갈 일만 남았다고, 그런 앙상한 생각 하나로 밤을 넘겼다.

앙상하다고 한 데는 이유가 있다. 근거가 하나도 없는 생각이었으니까. 바닥을 친다고 꼭 올라가는 게 아니라는 걸, 나는 그 뒤로 여러 번 더 배운다.

그런데도 그 앙상한 생각 하나가 나를 그 겨울에서 꺼냈다. 근거 없는 생각이 사람을 살리기도 한다.

그때는 그게 내가 가진 전부였다. (계속)

※ 실화를 바탕으로 재구성한 이야기입니다. 특정 수익이나 결과를 보장하지 않습니다.
※ 힘든 시기를 지나고 있다면 — 자살예방 상담전화 ☎109 (24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