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울 이야기 · 37 / 50
결혼 오 년 만에 이혼했다.
아내에게 너무 미안해서, 나는 가진 걸 두고 나왔다. 한겨울에, 티셔츠 한 장과 롱패딩 하나, 주머니에 삼십만 원. 그게 전부였다.
계산해서 두고 나온 게 아니다. 계산할 마음이 없었다. 어머니가 목숨과 바꾼 돈을 여섯 대의 차로 날린 사람이 무슨 낯으로 나눌 것을 따지겠나.
나는 그 사람에게 살려고 매달렸고, 오 년 동안 나만 살았다. 그러니 두고 나오는 게 맞았다.
한겨울이었다. 문을 닫고 나오는데 바람이 티셔츠를 그대로 통과했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