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울 이야기 · 36 / 50
사랑하면 눈이 먼다.
사람들은 이 말을 연애에만 쓰는데, 나는 일에 썼다. 일을 사랑했고, 그 일을 같이 하는 사람들을 사랑했고, 그래서 그 사람들이 나에게 무엇을 하고 있는지를 못 봤다.
결국 "없구나" 하고 떠났다. 그 세 글자에 닿기까지 십 년이 걸렸다.
다단계의 윗선 때도 그랬고, 여기서도 그랬다. 나는 위에 있는 사람이 언젠가는 손을 내려줄 거라고 믿었다. 십 년을 기다렸다. 그 십 년이 대답이었다.
같은 칼이었다. 이름만 달랐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