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울 이야기 · 35 / 50
친구의 글로 시작한 무대였다. 판을 깔 돈은 늘 내가 댔다. 대표는 따로 있었고, 그들이 몇십억을 벌 때 나는 월 삼백을 받는 직원이었다.
하루에 네 시간만 자면서 그걸 십 년이나 했다.
왜냐고 물으면 답은 하나다. 연극이 좋았고, 사람이 좋았으니까. 무대 위에서 조명이 켜지는 순간을, 객석의 숨소리가 한 방향으로 모이는 순간을, 나는 사랑했다.
십 년이면 알 만도 한데 나는 몰랐다. 아니, 안 보려고 했는지도 모른다.
지나 보니 그건 사실상 사기였다. 나는 십 년을 바쳐 남의 몇십억을 깔아준 판돈이었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