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울 이야기 · 27 / 50
스물아홉. 나는 교회 연극 공연을 앞두고 합숙 연습 중이었다.
전화가 왔다. 어머니가 교통사고로 돌아가셨다고 했다.
같은 사고로 외할머니도 크게 다쳤고, 끝내 뇌사 끝에 세상을 떠났다. 하루에, 나를 키운 두 여자를 잃었다.
아침 아홉 시에 나가 밤 열 시에 돌아오던 사람. 하루의 빛이 다 사라진 뒤에야 겨우 볼 수 있었던 사람. 이제는 아예 볼 수 없게 됐다. 그 짧게 보던 시간이 그렇게 아까울 줄 몰랐다.
그 뒤의 며칠은 잘 기억나지 않는다. 사람이 감당할 수 없는 일을 만나면, 기억이 먼저 자리를 비켜주는 것 같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