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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울 이야기 · 19 / 50

다섯이었다

다섯이서 지하철역에 섰다. 다섯이서 유럽의 아파트 벨을 눌렀다. 삼백만 원을 모아 다섯이 아프리카로 갔다. 그리고 다섯 중 넷이 말라리아에 걸렸다.

돌아보면 그 시절의 나는 무서운 일을 혼자 시작한 적이 없다. 늘 다섯이었다.

그렇다고 두려움이 줄었느냐 하면, 아니다. 옆에 넷이 있는데도 나는 다섯 글자를 떼는 데 네 시간이 걸렸다. 사람이 옆에 있다고 해서 무서운 게 안 무서워지지는 않는다.

다만 하나가 다르다. 옆에 사람이 있으면 도망가지지가 않는다. 혼자였다면 나는 첫날 그 역을 그냥 빠져나왔을까. 아마 그랬을 것 같다.

네 시간을 버틴 게 내 용기였다고는, 지금도 말 못 하겠다. (계속)

※ 실화를 바탕으로 재구성한 이야기입니다. 특정 수익이나 결과를 보장하지 않습니다.
※ 힘든 시기를 지나고 있다면 — 자살예방 상담전화 ☎109 (24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