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울 이야기 · 8 / 50
6학년에 서울로 전학했다. 구리에서 서울까지 버스로 다녔다. 그리고 중학교 2학년부터 고등학교를 졸업할 때까지 몇 해를, 새벽에 신문을 돌렸다.
아직 아무도 깨지 않은 도시를, 나만 아는 것 같은 그 시간을 나는 은근히 좋아했던 것 같다. 어두운 골목마다 신문 한 부씩을 내려놓는 일이, 세상에 내가 뭔가를 놓아두고 오는 일 같아서.
교실에서 나는 안 되는 애였는데, 새벽에는 안 되는 애가 아니었다. 새벽은 나에게 시험을 내지 않았다. 걸은 만큼만 정확히 돌려줬다.
지금 생각하면 나는 그때 이미 알고 있었던 것 같다. 내가 어떤 자리에서 사는 사람인지를.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