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울 이야기 · 4 / 50
아버지는 아주 일찍 세상을 떠났다. 얼굴이 잘 떠오르지 않을 만큼 일찍. 나는 아버지를 잃은 기억조차 없다. 잃었다는 사실만 있고 잃는 장면이 없는 사람, 그게 나다.
어머니는 혼자 삼형제를 먹였다. 보험 일을 했다. 아침 아홉 시에 나가 밤 열 시에 돌아왔다. 그 말은, 하루의 빛이 다 사라진 뒤에야 엄마를 볼 수 있었다는 뜻이다. 밥은 친할머니가 지었다. 나를 먹인 건 어머니의 돈이었고, 나를 먹인 손은 친할머니였다.
나는 삼형제의 맏이였다. 맏이라는 자리가 무엇인지도 모르면서 이미 맏이였다. 아무도 그 자리를 설명해주지 않았고, 나는 설명 없이 그 자리에 앉아 있었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