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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울 이야기 · 3 / 50

제천 산중턱, 크리스마스이브

1977년 크리스마스이브에 충북 제천의 산중턱에서 태어났다고 들었다. 나는 그날을 기억하지 못한다. 내가 기억하는 건 두 살에 옮겨온 구리의 집부터다.

영화 「기생충」의 그 반지하, 딱 그 방이었다. 창을 열면 사람들의 발목이 지나갔다. 얼굴은 안 보이고 발목만 보이는 높이에서 나는 세상을 처음 익혔다.

비가 오면 어른들이 제일 먼저 하는 말이 있었다. 물이 어느 쪽으로 들어올까. 다른 집은 비가 오면 창밖을 보는데, 우리 집은 비가 오면 바닥을 봤다.

사람이 어디서 시작하는지는 고를 수 없다. 나는 발목의 높이에서 시작했다. (계속)

※ 실화를 바탕으로 재구성한 이야기입니다. 특정 수익이나 결과를 보장하지 않습니다.
※ 힘든 시기를 지나고 있다면 — 자살예방 상담전화 ☎109 (24시간)